멜번 근처에는 산이 없다. 딱 유일하게 큰 산이 하나 있는데 바로 단데농산이다. 서울의 북한산과 같이 멜번시민들에게 숲과 물과 휴식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다. 이 산은 제법 커서 수림이 우거져 있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단데농국립공원에서 주로 찾는 관광 코스 중에 앵무새모이주기와 퍼핑빌리의 증기기관차 타기 체험이다. (우리는 아벨라관광의 일일 투어를 이용했다)
증기기관차
이 기차는 증기기관차로서 겨울에는 직접 석탄을 때서 달린다고 한다. 칙칙폭폭~~. 그러나 지금은 찌는 듯한 여름철이라 디젤로 운행하고 있다. 아쉽지만 워낙에 날씨가 더우니 이건 이해를 해 줘야 할 것 같다. 옛날 증기기관차를 타고 여행한다고 한껏 들뜬 젊은 관광객들이 발을 창문에 내밀고 한껏 여행을 즐기고 있다. 귀여운 것들..
우리는 벨그레이브에서 멘지스역까지 기차를 타고 갔다. 기차길 주변에는 2미터가 넘는 고사리나무들이 즐비하다. 이 고사리나무가 땅속에 묻혀 오랜시간이 지나면 석유가 된다고 한다. 중동이 과거에는 고사리나무가 번창했던 지역이었기 때문에 요즘 석유가 많이 난다는 이야기다.
멘지스 역에 갔더니 다시 거기서 타는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차는 가면서 중간에 손님을 내리고 또 태우면서 끝까지 가는 모양이었다.
예전에 언제였지는 모르겠으나 단데농산에 오래된 나무가 많아서 벌목이 한창이던 때에 이 기차길을 만들어 나무를 실어 날랐던 모양이다. 그러나 단데농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벌목이 중단되었고 그 때의 벌목공들이 이 기차관광을 허가 받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차표는 기념으로 집에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허용된다. 이런 딱딱하고 두꺼운 마분지로 만든 기차표가 생각이 난다. 내가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기차를 탈 때 이런 표를 이용했었는데 요즘은 사라졌다.
앵무새 모이주기
단데농산에 야생앵무새가 있다. 앵무새 모이주기 장소에 가면 앵무새들이 나무에 앉아 있다가 날아 내려와서 모이를 먹는다. 야생앵무새라 말을 하지는 않았다. 모이 먹는 새들이라면 비둘기만 봐 왔던 나로서는 야생 조류를 손에 올려 놓고 모이를 줄 수 있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 산 전체가 동물원인 셈인 것이니 따로 울타리를 쳐서 가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앵무새 모이주기를 마친 우리 일일관광 버스는 와이너니 포도농장과 필립아일랜드의 야생 펭귄을 보러 다시 떠났다.
<2009년1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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